본문 바로가기
중장년, 시니어 컨설팅

중장년 사무직 퇴직자들의 재취업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20. 6. 19.
반응형

사무직 중장년 퇴직자는 어디로 가야 하나?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늘 마음에 걸리는 대상들이 있다. 그 중 역시 고민스럽기로는 1~2위를 다툴 만한 분들이 바로 사무직 중장년, 연령대로는 45세 이상의 퇴직자들이다.  

그중 기존 경력은 나름 이름있는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급 이상으로 일을 잘 했으나 정작 퇴직 이후로는 선택지가 마땅치 않은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이들이 특히 이 대상층의 주류다.

 

너무 많은 경쟁자들, 너무 적은 일자리

 

기술직이나 현장직의 경우는 어떻게 하더라도 해당 분야로 다시 일을 시작하시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쓰임새가 좀 더 오래가는 것이 사실이니까. 반면에 아시다시피 중장년 사무직을 위한 관리 포지션은 점점 줄고 있는 것이 추세다.

전경련의 2019년 중소,중견기업 중장년 채용계획 및 채용인식 실태조사‘를 보면 중장년 사무직 퇴직자들(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이들 중장년에 대해 실제로는 단순직무나 저임금의 일자리로 채용하는 것을 주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럴 때 세상이 주는 일과 내가 생각하는 내 역량에 대한 괴리감으로 웬만한 사람은 자존감 하락에 빠지기 쉽다.     

자, 선택지는 별로 없고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자리를 찾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선 몇 가지 구분을 하고 이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인 관리업무를 한 중장년의 경우 외부에서 특정한 전문성의 발휘란 점에 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은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같은 사무직으로 분류해도 재무회계 쪽은 아무래도 훨씬 범용성이 넓은 직무라 좀 더 쓰임새가 넓다고 봐야 한다. 그 외에 인사업무도 실은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길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거기에 개인차가 심하지만 영업을 담당했던 분들도 실력만 있다면 의외로 일자리를 찾는 것은 쉬울 수도 있다. 영업이 실력이 있다는 것은 곧 어느 회사를 가도 매출을 늘려줄 수 있다는 얘기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물론 이만한 차이를 만드는 영업직원은 흔치 않지만...) 

이런 업무들은 대체로 범용성이 넓어 현 직장을 벗어나도 쓸만한 경우들이 꽤 있다. 

 

정작 문제는 개인이 가진 경력이 정말로 그 회사에만 최적화되어 있는 경우다.

대개 회사에서 승승장구해 왔는데 퇴직 후 생각보다 갈 곳이 없는 케이스는 이럴 때 만들어진다.     

 

기존 수준의 회사로 전직이 쉽지 않을 때 중장년 사무직의 전직 방향은 크게 4가지 정도로 갈라진다.

첫 번째는 상당한 수준의 회사 레벨 하락을 안고 이직하는 것이다. 

가장 흔한 방법이다. 함정은 들어가는 것에 비해 오래 있기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이란 종종 미칠 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조건이야 작정하고 간 것이라 해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때 그 어려움은 더 커진다. 

     

두 번째는 단순노무 등의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찾다 찾다 일을 찾지 못한 경우로 대개 장기간의 경력공백을 겪은 후 선택하는 유형이다. 역시나 기존 경험과 전혀 다른, 거기에 자기가 선택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옵션이었기에, 환경의 하락 못지않게 자신의 자존감 하락도 발생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안 그래도 힘든데 스스로를 설득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체력이나 마인드라면 다행일 수 있지만, 갑자기 안 했던 단순노무는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나마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몇 달 다니다 보면 적응을 하지만 그 초반의 회의감과 자괴감, 체력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세 번째는 창업을 하는 것이다. 2019년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보면 실제로 창업직전의 전직업을 묻는 질문에 취업자가 가장 많았었고, 그중에서도 일반사무직과 경영관리직이 29.5%로 가장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주어진 일은 없고, 단순노무는 하기 싫을 때, 나름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대박을 노려볼 수 있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첫 창업의 성공률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이 케이스의 함정임은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전문성을 키운 제3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1인 기업, 혹은 독립사업자, 또는 창직 같은 부류를 포함하는 것이다. 전문성에 기반한다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사실 이 경우는 현장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다, 준비되지 않은 중장년에게 그만한 에너지와 패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적 이유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로같은 선택지들 중에서 가장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골라야 한다

 

자, 그럼 이것저것 모두 어렵고 힘들다면 놀아야 할까? 아니다. 우리는 살아야 하니 그런 결론을 낼 수는 없다. 이 경우 내가 아는 '최선'은 하나다. 바로 경력관리를 통해 재직 중에 조금씩 준비를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 역시 쉽지는 않다. 일을 하는 동안 뭔가를 준비하게 해줄 만큼 녹록한 회사는 많지 않으니까. 

그러나 그 준비가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라면 회사로서도 말릴 방법이 없다. 아니 회사 입장에선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잘만 하면 오히려 기존 회사에서의 입지를 높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전직상황에 대비한 필살기를 만드는 이중의 안전망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존 경력과 관련성이 있으면서도 전직에도 활용이 가능한 경력강점을 만드는 것이다. 

 

만약 기존 경력으로의 전직이 내키지 않는 사람이라면?  다른 방향을 찾아야 한다. 역시 재직 중에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좋다. 누가? 당연히 필요한 사람이....

그래서 어렵다. 아시다시피 요즘의 경력관리는 철저하게 개인의 책임으로 주어진다. 당연히 명확한 방향설정도, 시간을 쪼개 준비하는 것도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못할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준비를 하고 탈출구를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시행착오는 중장년에게 쉽지 않은 통과의례다. 반드시 잘 넘어간다는 보장도 없으니, 줄일 수 있다면 ’준비‘를 통해 줄여야 한다.   

 

이런 과정들이 힘들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그렇다. 쉽지 않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의 시대가 너무나 격렬한 변화의 와중인 것을...

당신이 엄청나게 부모의 혜택을 받은 금수저가 아니라면, 혹은 ‘자연인’처럼 욕심을 내려놓고 빈한하게 살 게 아니라면, 이런 노력들은 이제 이 시대 직장인들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