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의 성장을 바란다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한 일은 그저 영화를 찍겠다고 난리를 치며 끌고 온 동네 아이들에게 그저 묵묵히 밥만 해준 것 뿐이에요.”__스필버그의 어머니 인터뷰 중에서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릴 적 난독증이 있었다. 당연히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학교에 가기 싫었다고 한다. 그러나 8살 때 아버지가 사 준 8미리 카메라가 그의 흥미에 불을 붙였다. 그때 이후 영화를 너무 좋아하게 되어 허구한 날 친구들을 모아서 영화를 찍고, 13살 때는 식구들을 배우로 출연시켜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또 16살 때는 500달러를 들여 감독, 각본, 촬영을 직접 하며 영화 <불꽃>을 만들어 동네 극장에 개봉하기도 했다.
천재성이란 것은 이렇듯 수시로 꽃을 피우는 것 같지만, 만약 그의 부모가 “머리도 나쁜 것이 공부에 노력조차 안 하면 너 커서 뭐가 되는지 알아?”라고 윽박질렀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극히 한국적인 부모의 반응이겠지만(물론 요즘은 좀 나아졌으리라 믿는다), 내가 막상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가 평균적인(?) 길을 가지 않을 때는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부모 기준에서는 공부도 잘하고, 바탕도 좋은 아이였으면 싶은데....조금씩은 모자람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이 먼저 보이는 인간의 심리가 내게도 적용이 되는 모양이다.
나도 스필버그의 아버지, 어머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잘 안되는 것을 보면 바로 내가 바탕이 부족한 부모가 아닐까 싶다. (어~ 그럼 나를 닮았으니 책임도 내게 있는 게 되나?)
그런데 생각을 조금만 바꿔봐도 전혀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온다. 만약 이 아이들을 나의 어린 시절에 비추어보면? 확실히 나보단 나은 것 같다. 그럼 이것도 내가 다그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부모라서 가질 수 있는 기대'는 ‘부모라서 미치는 나쁜 영향’이 되기 쉽다.
부모로서 자식의 성장을 바란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아마도 믿고, 소통하며 건강하고 좋은 추억이 많은 성장기를 만들어 주는...너무나 평이한 결론이 결국 나오게 될 것 같다.
성인들은 이제 대부분 알고 있다. 성적이 중요하지만 또 성적만으로 삶이 좋아지는 것은 아님도 말이다. 나 역시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니 결국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은 기본에서 갈릴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신뢰할 수 있는 부모와 자녀관계를 만들어주고, 부모 스스로 바르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기본이지만, 또한 가장 필요한 것일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기대’가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건 마치 상대를 고러하지 않는 일종의 과도한 스토커적 사랑과도 같다.
아이들의 미래는 부모의 과거와 전혀 다르다.
그런데도 부모는 곧잘 자신의 과거로 아이들의 미래를 재단하려 든다.
무언가 잣대가 맞지 않는다.
욕심을 좀 줄여보려고 한다. 사실 요즘처럼 변화가 심한 세상에서도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기초다. 그 기초를 위해 욕심은 줄이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랑을 전달할 수 있다면, 그래도 부딪힘은 있겠지만 부모의 일방향 사랑보다는 미래에 더 좋은 초석이 되어줄 것을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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