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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임금차이, 차별의 문제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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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을 보면 가끔 그 지독한 임금의 불균형에 놀라게 된다.

차이에 대한 부분을 무조건 불신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폭이나 정도는 과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 때가 많다.

 

임금차이는 두 가지 경우에 흔히 드러난다.

첫째가 학력 간 임금차이다. 올해 초 한 연봉정보 제공업체의 발표(페이오픈, 2012.01.29.)에 따르면 고졸과 대졸의 신입연봉 차이는 665만원, 55만 원 정도의 차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이 차이를 누군가는 불합리하다고 볼 것이고, 또 누군가는 합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것은 당연히 보는 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대학교육을 받으며 나름 열심히 학교에 다닌 대학생이라면, 그래서 확실히 취업한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교육적 기반의 자질을 갖춘 학생이라면 이 정도 급여차이는 날 수도 있다고 본다.

나는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다른 차별의 문제를 우려한다. 그것은 왜 대학진학률이 80%를 넘어가야 하는지, 그럼으로써 양산되는 과도한 허울뿐인 대학졸업장들이 오히려 이 차별을 문제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진짜 고졸, 대졸의 차별은 시작 때의 급여가 아니라 승진과 관련해 벌어지는 문제이다. 나는 꽤 능력이 있어도 고졸출신이기에 진급에 제한을 받았던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어떤 대기업은 대졸이 아니면 상당한 연한이 지나도 승진이 되지 않는다. 이건 심각한 차별이다.

 

 

 

두 번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차이다.

사실 이 두 존재 간의 임금차이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좀 심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특정 산업군 대기업의 제조업 생산직의 연봉은 어느 공단 중소기업 임원의 연봉을 상회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기업 제조업 생산직을 너무 많이 준다는 얘기가 아니다. 중소기업 임원 연봉이 그들보다 못할 때, 그런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일반 생산직 근로자의 급여는 어떨까라는 문제다. 절반? 그나마 그 정도면 괜찮은 중소기업이다. 그보다 훨씬 못한 급여와 훨씬 못한 급여 이상으로 극악한 근로환경에서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는 얘기다.

하물며 여기에 산업간 불균형, 그리고 연령대에 따른 불균형까지 더해지면 가관이다.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3D 업종은 대개 나이 들고 기술 없는 사람 쪽으로 일이 가게 되는데 겨우 100만원 언저리를 받는 소기업 고령 미숙련 근로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중소기업주만 나무랄 수도 없다.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자면 그렇게라도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 불평등은 일정부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과도한 차이는 종종 사람의 의욕을 오히려 꺾어 놓는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갑자기 옛날 본 어느 책의 제목이 떠오른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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