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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신종 구두닦이 사기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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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사무실에 평소 오시던 분이 아닌 새로운 얼굴의 구두닦이 아저씨가 한 분 오셨습니다.

신발을 닦아야 한다기에 싫다고 했더니 안창을 꺼내며 먼지 낀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것도 좋지 않고...”하며 어쩌고 하길래 그냥 그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 닦아달라고 했지요. 사실은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 휙 하니 가져가는 걸 보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 채 20분이 되지 않아 금방 신발을 닦아 오더군요. 그러면서 안창도 갈았다며 비용을 요구하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3만원만 주세요

 

!!!..........그때서야 그 사람을 제대로 쳐다봤습니다. 3만원이라니요? 제 신발은 비싼 게 아니라 거기서 조금만 더 주면 새 것 한 켤레를 살 수 있는 가격이었습니다.

열이 받아서 물었죠. 그게 무슨 말이냐고. 누가 3만원씩 들여서 그렇게 한다고 했느냐고...

그랬더니 이 아저씨, 달래다가 갑자기 협잡을 하더군요. 직급을 붙여서 부르다가 갑자기 또 아저씨로 부르다가.... 인상까지 쓰면서...

화가 나서 저도 부딫히긴 했는데 이게 회사 내다 보니까 아무래도 불편하더군요. 결국 깎아서 만 오천 원을 주긴 했습니다.

 

보내고 나니까 슬슬 열이 더 오릅니다. 가만히 보니 안창도 이전 제 건 그래도 공기가 좀 통하는 것이었는데 이건 뭐....그냥 최저가 싸구려 안창입니다. 아무리 봐도 2~3천원이면 떡 칠 가격입니다. 거기에 그냥 구두광만 냈는데....그때서야 그 아저씨 한 말이 하나씩 들어옵니다.

 

원래 6만원인데 3만원 해드릴게요

창갈고 특수약품 처리하고...”

한때 제화회사에서 근무한 제가 너무 열이 받아 냉정함을 잃었습니다. 이 사람, 아주 오래 전에 관광버스에 올라 싸구려 물건 팔고 몇 만원씩 요구하던 사기협잡꾼들과 같은 형태의 변종입니다.

너무 열이 받아 경비실에 연락해서 그 사람을 잡았더니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놈의 일을 하느라 살피지 못했더니 그냥 내쫓기만 했다네요.

 

좋은 경험 한 셈입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란 말이 있지요? 개인적으론 전 그게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흥분하면 지는 거다란 말은 절대 맞는 것 같습니다. 같이 언성만 높였지 생각해보면 허점투성이의 사기인데 냉철하게 대처하지 못한 탓에 3일치 점심 값을 날렸네요. 돈보다 열 받는 것은 그런 사람에게 결과적으로 협조(?)를 했다는 사실이네요. .

 

, 낯선(자주 오시는 분은 이런 짓 안합니다) 구두닦이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오면 꼭 기억하시길(지난 번에는 제 동료가 낯선 아주머니에게 신발 수선 부탁했다가 달랑 못 하나만 박고 3만원 날렸습니다. 그 구두는 구두대로 망가졌구요...이거 신종사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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