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까지의 경력가치 상승기 이후 55세까지는 자신의 경력을 유지하는 단계다. 연령은 정확하게 분류하기 힘들다. 정년자들의 예를 들면 경력유지기가 60세까지도 이어진다. 그러나 주된 직장에서 정년까지 이르는 비율은 현저히 낮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55세를 넘기기 힘들다. 이때도 발전가능성이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으나 이 정도 연령대에 자신의 경력에 임팩트를 더할 수 있는 사람은 상당히 소수라고 봐야 한다.
이때는 자신의 경력을 유지하며 전환기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56세부터 65세 정도까지는 메인 경력 이후 일을 연장하려는 시기다. 중장년층에게 이 시기는 꽤 어려운 과정이 되기도 한다. 과거와는 결별이 힘들고 새로운 상황을 받아 들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눈높이와 현실이 가장 괴리가 심한 시기인데, 이 시기에 좋은 일자리는 정말로 경력관리를 잘 해온 소수에게만 허락된다. 때로 관리가 되지 못한 이들은 급전직하한 자신의 경력가치에 회의와 실망으로 분노하기도 한다. 이 과정은 마치 사춘기처럼 격렬한 과정이다. 대부분 이쯤에서 험난한 사회의 분위기, 그리고 자신에 대한 자책감과 싸워야 한다.
정년 이후는 좀 편해질 것 같지만, 정년까지 일을 했던 사람들, 그것도 좋은 직장에서 정년을 마친 이들도 예외없이 급격한 변화에 대한 혼란을 겪게 된다. 그들은 짧은 시간 안에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단계적 이탈과정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사람의 욕심과 그동안 누린 것에 대한 결별은 그리 쉽지 않다. 통상 한 직장에 오래 다닌 사람일수록 퇴직 후 적응은 더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60을 넘어가면서 이제 일의 전성기에서 많이 내려왔다는 기분을 가질 것이다. 다만, 여전히 생계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개인들의 희망과 사회가 주는 일의 여건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이런 부분들이 흔히 타협되기 시작하는 것은 통상 65세 정도는 넘어가야 가능해지는 것 같다.
대체로 65세 정도가 넘어가면 대부분의 책임감에서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73세 정도까지 가벼운 일들을 하며 단계적 은퇴의 수순을 밟다가 완전은퇴를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퇴 자체를 가능한 미루려는 분위기를 다수 만나게 된다. 이제 사람들은 이른 은퇴가 개인들의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양한 경로로 배웠기 때문이다.
아마도 일에서의 완전은퇴는 건강이 받쳐주지 않는 시기, 대개 75세 정도까지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50년의 일하는 인생은 결국 배우자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우리가 일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는 그 중요한 대상에게 지금 얼마나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는가? 그냥 스쳐가는 자유연애만을 꿈꾸는 게 아니라면 이제 한 번쯤 진지한 시선으로 내 일을 돌아보자. 그 진지한 관심을 당신의 일은 지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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