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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컨설팅

운명의 3미터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3.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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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객이 창업을 준비 중인 현장을 방문했다.

 

가게 계약까지 별 상의도 없이 워낙 빠르게 진행된 사안이라 뒷북이라는 느낌이 없지는 않았지만 어쩌랴... 뒤늦게라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하는 것이 내 일인 것을...

 

가게는 이태원 인근의 신흥명소가 되어 가고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나쁘지 않은 주변입지였다. 확인해보니 꽤 좋은 위치에 ‘가깝게’ 위치해 있었다.

 

처음 들었을 때 생각보다 부동산 가격이 저렴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약간은 이유가 있었다. 주요 동선에서 3미터쯤 벗어난 위치다.

 

 

 

 

보통 입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고, 사고를 치기 좋은 것이 좋은 상권의 주요 동선에서 살짝 벗어난 위치에 있는 가게들이다. 부족한 가격과 입지를 협상하다보니 나오는 사례인데 이게 참....애매하다.

잘 살리면 대박인 자리임에 분명하지만, 그 약간의 거리감을 메우기란 전문장사꾼에게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나 역시 첫 가게를 주요 상권에서 10미터쯤 벗어난 곳에 잡았었고, 아무 것도 모르던 당시 꽤 손실을 입고 말았었다. 해보지 않으면 이런 구조는 참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영역이다.

 

어쨌거나 그 고객의 경우도 3미터의 갭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가게의 성공과 나아가 가족의 안녕을 가름하는 포인트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주요 동선을 벗어날 때의 선택은 두 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다. 하나는 현장에서 요란하게 무언가를 해서 시선을 끌어오는 것(그나마 3미터니까 가능하다)이고, 다른 하나는 전혀 다른 루트로 고객의 유인요소를 만들어 스스로 오게 만드는 것이다.

 

고객의 경우는 전자와 관련해 직원들을 이용한 거리공연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주변에서 가끔 ‘제동’을 걸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시도해 볼 만한 아이디어라 긍정적인 응원을 드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에 더 중요한 두 번째 방법에 대한 대안이 전혀 없었다. 생각해보라. 공연도 하루 중 어느 때일 뿐이지 어떻게 하루 종일 북 치고 장구 치고 하겠는가?

 

현장에서 직접적인 유인(3미터를 커버할 수 있는)이 어려울 때 전혀 다른 유인책으로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온라인의 활용이다.

물론 이는 온라인 활용의 최소한의 기본적 여건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즉, 최소한의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홍보를 때려대도 실제 제공되는 상품이 형편없으면 바로 폭격을 맞는다. 다만, 이 경우 고객은 자신이 제공할 음료상품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에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안타깝게도 시제품을 맛볼 수 없었다).

 

온라인 홍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두 가지 정도의 해법을 제안해 드렸다. 처음엔 이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듯한데, 조금씩 수긍을 하시는 모습을 보이셨다. 물론 실천은 수긍과는 다른 문제지만....

 

아주 멀지 않은 3미터는 창업자에겐 넘어야 할 운명과도 같은 고비가 될 것이다. 그 운명의 3미터를 넘어서면 그는 창업의 결실을 품에 안을 것이다.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큰 결실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 3미터를 넘을 수 있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할 때, 그 거리는 운명의 벽 같은 거리가 된다. 내가 드린 해법이 최고의 방안은 되지 못할 지라도 최소한의 지렛대 역할은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딛고 자신만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나는 또한 많이 본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실행하는 것은 또 다른 얘기인 상황을.... 부디 그가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의 창업에 열정을 더 내주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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