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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안철수 후보의 사퇴,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보며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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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족한 지식 탓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안철수 후보가 특별히 진보와 보수의 어느 한 편으로 스스로를 가르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그가 늘 표방하듯이 그는 상식파였다.

 

그랬던 그가 그의 상식을 따라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 대부분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달랐던 숱한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어제 저녁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나는 정치적인 색이 강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믿는 것 역시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다. 그리고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이다.

 

돈 때문에, 개발이라는 이유로 사람이 죽어나가는 세상은 안 된다는 것을 믿는다.

누군가 잘못을 했으면 어떤 구구한 변명을 하더라도 잘못한 만큼의 죄과를 치르는 것이 옳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은 도와주고, 함께 같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기대한다. 적어도 우리 아이들만큼은 좀 더 그런 세상에 가까운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어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후보를 사퇴하던 그의 모습을 보며 속이 쓰려왔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여기저기서 참 많은 말들이 나온다. 그런데 참 비상식적인 험담을 하는 이들도 많다.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나는 그가 약속을 지킴으로써 역시나 그의 상식과 원칙은 지켰다고 믿는다. 때로 대통령이란 자리보다 상식과 원칙을 더 중시하는 이, 하나쯤은 이 사회의 뒤에서 국민들과 함께 남아 있어도 좋으리란 생각이 오늘 아침에야 들었다.

 

반드시 대통령이 아니면 어떤가? 어쩌면 이 시대에 필요한 사람은 대통령보다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스님 같았던 사회의 버팀목일지도 모른다.

안철수 박사는 대선의 짐을 벗어놓음으로서 보다 오래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사회를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위안하고 싶다.

 

오늘 그의 절망이, 그리고 그를 아끼던 이들의 아쉬움이 비단 한 순간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향한 동경과 행보는 그로 인해 끝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새로운 시작의 지평에 서 있다.

어쩌면 짧은 6개월의 기간 동안 우리는 거대한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겨우 맛본 것인지도 모른다. 희망을 가진 우리는 모두 잘 해나가고 있다고 믿고 싶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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