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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선거운동 ‘아줌마’의 뒷모습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0.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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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선거철이 되면 빠지지 않는 그림이 있다.

수많은 현수막과 도로변에서 자기PR 명함을 돌리는 후보자들.

그리고 선거유세 지원을 하는 ‘아줌마’ 들이다...

한꺼번에 지역별로 8명에 대한 투표를 해야 하다 보니 선거유세 지원 인력 역시 일시에 수요가 몰린다.

당연히 1순위는 ‘동네 아줌마’ 들이다. 그것도 가능하면 인맥이 좀 있는 분들이 우선 고려대상이다.

일당은 거의 7만원으로 공히 정해져 있는 것 같다. 그 외에 몇 가지 부수적인 지원이 후보자나 정당별로 조금씩은 다른데(예를 들어, 식사나 의상 문제) 어쨌든 집에서 쉬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적지 않은 벌이라 대개는 서로가 하려고 하는 분위기인 듯하다.

누군가는 이분들을 보며 한국정치의 아쉬움을 얘기하기도 한다. 그 분들 말씀처럼 그 수많은 유세지원자들, 특히 거리에서 춤을 추며 열심히 전단을 돌리는 분들 중에 자발적인 자원봉사는 가족친지들 외엔 없는 현실은 확실히 잘 나가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때로 이분들은 부동층으로 살다 선거기간을 통해 자신을 고용했던 분들의 열성적인 지지자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 ‘줏대 없는 아줌마’ 들의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선거를 며칠 남기지 않은 어젯밤부터는 대개의 후보자들이 막판 유세를 위해 더욱 열심히 선거운동(나는 이게 정말 ‘선거운동’인지는 잘 모르겠다)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제 저녁 늦게 아파트로 들어오는 한 주부를 봤다. 거의 12시가 다 되어 가는 시국에 아무리 봐도 40대 후반은 되어 보이는 분이 쓸쓸하고 힘겨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때 나는 잠시 그 분에게서 힘들고 쓸쓸한 한 직업생활의 단면을 보는 듯 했다면 밤의 분위기가 만든 ‘오버’였을까?

일을 하고 싶어도 적절한 일자리는 주어지지 않고, 또 때론 그보다 많은 경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를 현실에서 일당 7만원에 때로 자신의 신념을 버리고, ‘시간 외 근무(?)’까지 무료로 했을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면 요즘 시대 여성의 직업적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했다.

비록 그것이 소신에 의한 발단이 아닐지라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할 수 없이 내려진 우리 시대 여성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의 하나라면 이제 조금 너그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선거를 통해 우리의 아내, 어머니들의 직업적 선택권을 늘릴 수 있는 사람들에게 투표를 해 이 사회의 모자란 시스템부터 조금씩 고쳐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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