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현재, 미래와 결혼한 세 형제 이야기
한 마을에 나이가 찬 세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형제는 모두 성품이 좋았고, 세상에서 필요한 사람들이었지요.
어느 날 이 마을을 지나던 신(神)을 만나게 된 세 형제는 자신들에게 맞는 배필을 보내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했습니다. 차마 간곡한 부탁을 외면하지 못한 신은 세 형제에게 다음과 같이
일러 주었습니다.
“너희에게 세 명의 신붓감을 보내주마. 그 세 신부는 모두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있다. 너희는 어떤 신부를 고를 것인지 고민을 한 후에 잘 선택해서 살도록 해라.”
신이 떠나고 난지 얼마나 지나지 않아 세 명의 여인이 그들을 찾아왔습니다. 그 세 신부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세 형제는 모여서 고민을 거듭하다가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상대를 고르기로 했지요.
첫째는 ‘과거’와의 결혼을 선택했고, 둘째는 ‘현재’와 함께 하기로 했으며, 막내인 셋째가 ‘미래’를 신부로 맞이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신께서 그 형제들을 둘러보았습니다.
‘과거’와 결혼한 첫째는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과거를 사랑했으나 다만 아쉽게도, 그 과거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오늘을 희생하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과거는 소중한 것이었지만, 자신의 신부 과거는 한번 무언가를 정하면 전혀 마음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과거에 대한 미련과 책임감으로 점철된 하루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둘째는 ‘현재’와의 결혼이 꽤 맞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는 일상의 삶 속에서 충실히 그녀와 살고 있었으니까요. 늘 현재와 함께 하는 그의 모습은 삼형제 중 가장 행복해 보였습니다. 가끔 실수도 하고 길을 잃기도 했지만 그럴 때조차 신부인 현재를 놓치지 않았던 그는 하루라는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누리며 살고 있었습니다.
셋째 역시 ‘미래’와 잘 살고 있었답니다. 그는 기꺼이 미래를 신부로 맞이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충실하려 했지만, 늘 그의 신부인 미래는 자신과 닿을 듯 말 듯 한 갈증을 그에게 주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미래는 종종 그가 생각한 모습과는 다른 태도로 셋째를 당황스럽게 만들곤 했지요. 셋째는 형제 중 가장 똑똑했지만, 미래와의 끊임없는 실랑이로 소중한 하루들을 놓쳐 버리곤 했습니다.
지금도 세상의 곳곳에는 이 세 형제의 자손들이 흩어져 살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누구의 후손인가요?
'정도영의 뷰포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쓰는 아침 (0) | 2016.04.10 |
---|---|
눈 내린 오후 (0) | 2016.02.29 |
왜 남자 신데렐라는 없을까? (0) | 2016.01.27 |
2016년 새로운 이타카를 향한 시작 (0) | 2016.01.06 |
글쓰기의 레벨 차이 (0) | 2015.11.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