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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시니어 컨설팅

중장년이 다른 분야로 재취업이 쉽지 않은 이유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9.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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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이 다른 분야로 재취업이 쉽지 않은 이유

 

수많은 분야의 인사담당자, 혹은 관리자들을 만날 때마다 습관처럼 묻는다. 중장년층의 고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일종의 직업병인 셈이다.

 

아쉽게도 대개의 대답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이유가 뭘까?

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조직적응이다. 중장년의 경우 실제로 다양한 장점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장점들이 조직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미담보다 나쁜 케이스들이 더 민감하게 그들에겐 다가오는 것이다.(이건 일정 부분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원래 긍정적인 뉴스보다 나쁜 뉴스에 민감하게 설계되어 있으니까)

 

어릴 때 기타를 배운 적이 있다. 저렴하게, 그리고 빠르게 배우다 보니 막 배운 셈인데, 나이가 들어 나름 선수분께 기타를 다시 배우려 한 적이 있다. 그때 그분 말씀이 그랬다.

잘못 배운 것보다는 차라리 안 배운 게 낫다.”

중장년의 적응 문제를 생각하면 딱 이 멘트가 떠오른다. 원래 일이란 영역이 다를 때조차 비슷한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영역에서 일하던 사람이 새로운 영역으로 재취업을 하는 것은 그만큼 적응에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수많은 중장년 채용을 꺼리는 업체들 중 상당수는 이미 그런 나쁜 경험의 선례를 직접 겪었거나 주변에서 봐 온 경우가 많다.

그러니 그 생각이 비록 잘못된 편견이라 해도 깨기는 쉽지 않다. 그들로선, 해당 분야의 경력직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면 신입을 뽑는 것이 훨씬 쉽고 안전한 선택이 된다. 해당 분야 경력직조차 뽑을 때는 일정부분 위험을 감수해야 해서 조심스럽다. 우리 역시 수많은 ‘~카더라통신을 통해 전해 듣지 않았는가. 어느 조직에서 누군가를 뽑았는데 과거 꽤 잘 나갔던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응은커녕 자신과 조직을 모두 망치고 말았다는 스토리들을...

그래도 우리는 이 어려운 간격을 넘어서야 한다

중장년의 경우 들어갈 때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고, 또 스스로도 그렇게 믿는다. 문제는 이 사람들이 그렇게 채용이 된 후에 벌어진다. 그들은 신입처럼 비어있는사람들이 아니라 기존의 어떤 좋고 나쁜 경험들로 채워진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적응이 됐다 싶으면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되는데, 이게 대체로 나이가 있을수록, 혹은 기존 성공 경험이 많았던 사람일수록 그 목소리가 강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리더로 뽑았다면 모르지만,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온, 리더로 생각하지 않고 뽑았던 사람이 이러면 조직은 불협화음을 낼 수밖에 없다.

 

요즘은 굉장히 유연한 중장년들이 많아졌고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답정너(답은 내가 정하니 넌 답만 해!)’ 스타일의 중장년도 넘쳐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좀 심한 유형들과 얘기를 하면 상담 관련 교육을 받고 컨설팅을 하고 있지만 나 역시 압도적인 대화의 단절감에 지칠 때도 있다. 그러니 중장년을 채용하라는 말은 조직입장에선 생각처럼 쉬운 요구는 아닌 셈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재취업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이라면 간단하지만 강력한 한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한다.

 

‘40대가 넘으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얼굴에 웃음기가 없는 강퍅한 인상은 결코 유연한 이미지를 남기기 어렵다. 조직을 확 이끌고 나갈 리더를 뽑는 게 아니라면 이런 사람을 내 밑에 두려는 이는 거의 없다. 위에서 말했던 회사의 우려에 당신의 강한 인상이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오해하지 마시라. 강한 성격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성격은 강해도 얼굴은 편한 사람이 재취업에선 훨씬 유리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웃음과 편안한 얼굴이 얼마나 유리한 것인지 새삼 배우게 된다

 

한 가지만 기억해도 이런 실수는 줄일 수 있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마음속에 늘 담아두는 것이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나는 절대 틀릴 리 없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지를 말이다.

 

만약 편안한 얼굴로 웃을 수 있고, 내가 틀릴 수도 있으니 남의 얘기도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당신이라면 다른 분야 재취업도 생각보다 조금쯤 더 쉬워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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