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하랬더니 싸우는 이유
살면서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참 화를 잘 낸다. 아니 잘 내는 게 아니겠다.
‘화를 조절하지 못한다’는 표현이 훨씬 정확한 묘사겠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상황에 사람들은 화를 내거나, 혹은 화를 내기 싫어서겠지만 효과는 비슷한 ‘짜증’을 낸다. 성인이건 아이건 너무 많은 경우에 이런 전개를 보게 된다.
하기야 나 역시 곧잘 그러지 않던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론은 하나인 것 같다. 우리들은 너무 ‘대화’에 서툴다.
누군가는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이 없어서(대개 이 경우는 스스로만 너무 힘들다고 생각한다), 혹은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는 무언가 이미 틀어진 관계로 인해 논리고 뭐고 멀리 내다 던진 마음상태로 인해...등등 우리는 수많은 이유로 대화를 해야 할 시점에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결론적으로 감정싸움을 하곤 한다.
젊은 사람들도 그럴 수 있지만 나이든 분들 중에서도 흔하게 보이는 현상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그랬더니 결론은....‘나도 대화에 대해 진지하게 배운 적이 없구나’란 것이다.
부모에게도, 학교에서도 진지한 대화, 갈등을 풀어가고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면서도 서로가 어느 정도 만족에 이를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대화....이런 대화법에 우리는 거의 무지한 쪽에 가깝다.
누군가는 서로의 의견을 조근조근 나눠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며 고집을 피우기도 하고, 누군가의 표현처럼 자신이 느낀 그때의 기분에 스스로도 휘둘려 행동하다가 자신마저 후회할 엉망진창인 관계로 몰고 가기도 한다.
자신의 의사를 화나 짜증을 동반하지 않고 표현하는 법을 모르고,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어떻게 대응해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며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는 ‘애같은 어른’이 너무 많다. 문제는 이런 시기(코로나와 폭염으로 너도 나도 힘든 시기)에는 그 예민함이 서로에게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공부할 방법은 많다. 좋은 대화법, 경청과 공감, 혹은 합리적인 토론에 기반한 의견 도출....하지만 현실은 참 만만치 않다. 그런 건 서로가 동의해야 하고, 서로가 그런 기술들에 좀 익숙해져야 성숙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데, 한 명이라도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지도 못하는 경우’라면 결론은 ‘감정싸움’으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수많은 이론과 교육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신의 감정도 컨트롤하기 쉽지 않고, 타인의 배려까지 끌어내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그러니 차라리 지금은 ‘거리두기’가 편할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관계에서 ‘거리두기’의 다른 이름을 ‘예의’라고 부른다.
왠지 꼬박꼬박 예의를 차리는 관계는 조금 멀게 느껴져 서운하기도 하지만, 따지고보면 모든 감정적 분쟁은 ‘기본적 예의’를 무시할 때 생긴다. 그것이 부모자녀의 관계든, 직장에서의 관계든 말이다.
그러니 어른스런 대화가 어렵다면 ‘예의’라도 잘 지켜가면서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
이 힘든 시절에 사람으로 인해 더 상처받는 일이라도 줄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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