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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내 일상과의 타협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1.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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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고, 명쾌해져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수시로 정리되지 않고 흐트러진 내 일상들이 말도 못하게 불만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땐 심하게 짜증이 나고, 때로 의기소침해지기도 한다. 스스로에게 도대체 이것밖엔 안 되는가?’란 자책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자책은 나로 하여금 뭔가를 일어나게 하기보다는 스스로의 페이스를 더욱 꼬이게 하는 자극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대개 결국은 극복할지라도 행복하지 않은일상의 느낌 속에 나를 짜내는 노력만이 수반되게 된다.

 

 

생각해보면 나는 너무 이상적인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도대체 완벽하게 정리된 일상과 명쾌한 삶의 태도가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일까?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바라보면 누구나 흔들리는 일상과 갈팡질팡하는 삶을 살고 있음을 본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기에 그 정도의 어설픔은 어찌할 수 없는수준에 가까운 것이다.

완벽함에의 추구는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으로써 더 나아지게 하는, 사람들을 한발 앞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그러나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을 피폐하게, 팍팍해지게 만드는 이가 있다면 한번쯤은 자신의 삶의 태도가 맞는지 돌아볼 일이다.

 

때로 이런 완벽에 대한 지나친 추구는 자신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을 넘어, 자기 주변의 타인들까지 멀어지게 만든다. 옳다는 것이 모든 이의 삶의 관통하게 만들 수는 없을 때가 있다. 그리고 각자의 옳음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역사 이래로 인간의 삶이 그토록 단순한 것이었던 적이 있었는가.

 

나는 조금 편하게 살고 싶다. 늘 내게는 건들기 힘든 삶의 기준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너무 완고해지면서 스스로 왜 이렇게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며 묻게 된다.

적당주의를 찬양하자는 것이 아니다. 야구경기를 보면 강한 타격을 하려는 타자는 늘 몸이 경직되어 좋은 스윙을 할 수 없다. 욕심이 몸을 막고, 굳은 몸은 나쁜 결과를 만들어낸다. 우리의 의욕이나 삶도 이러한 것이 아닐까. 조금은 힘을 빼고 효과적인 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내 욕심이 넘친다고 그것이 더 좋은 효율과 효과를 낳을지는 의문이다.

 

아무래도 내 혼란스런, 혹은 만족스럽지 못한 일상을 정리하는 기초는 그 어리석음을 내 일부로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할 듯하다. 늘 조금씩만 더 나아가려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때로는 쉬어가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기다려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조급한 마음, 지나친 의욕이 만드는 완벽함에의 허상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늘도 나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 내가 준비한 일들을 다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서 어쨌다는 말일까. 늦긴 했지만 그 일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고, 내일 다시 그 시간에는 일어나려 노력할 것이다. 조금은 늦어도 된다. 조금 느긋하고 기꺼운 마음이면 더 좋다. 잊지 않고 나아가고 있다면,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제발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며 살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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