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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관을 말하다

4차 산업혁명, 우리는 무얼 고민해야 하는가?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8.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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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낙관만으로는 곤란하다

 

2016년 충격적이었던 알파고 대국 이후부터 4차 산업혁명이란 주제는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묵직하고도 뜨거운 주제다. TV 다큐 프로에서 4차 산업시대의 로봇과 관련된 방송을 보았다. 주로 아이들의 교육과 4차 산업혁명을 연계시킨 내용이었는데 아무래도 학부모의 입장이다 보니 이런 주제는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

 

 

 

그런데 방송 중에 모 유명 인문학 강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직업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산업혁명 이후 일자리가 급감하자 그 이전까지 없던 서비스 산업이 등장했다. 그게 서비스 산업이었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떤 직업이 등장할지는 모르지만 인간이 해낼 수 있는 서비스직이 훨씬 많이 등장할 것

 

그런데...과연 그럴까?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것은 아직은 AI의 발전이 인간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도 가장 앞서가는 모델 중의 하나라는 홍콩의 소피아라는 AI와의 인터뷰를 통해 AI의 현실적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소피아는 책을 읽는가?’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 했을뿐더러 일상적인 대화의 전개에 어려움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수준이라고 역시 인간이 최고라고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걸까?

 

 

 

알파고 이후 사람들을 놀라게 한 AI의 이면에는 딥러닝이라 불리는 학습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아직은 초기 수준임이 분명하지만 인간의 뇌를 흉내 낸 인공신경망으로 정보를 입출력하며 데이터를 학습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여기서 학습’, 곧 스스로 발전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초기 인간과도 같은데 발전 속도는 비교가 안 될 테니 말이다.

여기에 전 세계의 앞서 가는 인력들이 엄청난 투자를 받으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속도가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지향하는 바는 명백하다. 사실상 대부분의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그것이다. 나는 솔직히 4차 산업혁명보다 발전의 끝이 없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이 더 두렵다.

 

무엇보다 직업의 현장에서 나는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직업적 변화를 어쩔 수없이 마주하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조금씩, 그러나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대다수의 인력감축은 새롭게 떠오른 기술들의 뒷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신정부 출범 후 억지로 감원을 미루고는 있지만, 이를 지속적인 흐름으로 볼 수는 없다. 결국 눌렸던 것은 언제든 터지게 마련이고, 극심한 변화 속의 조직은 끊임없이 생존에 유리한 방향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일반적이라면 자동화 시스템을 강화하고 불필요해지는 인력을 줄이는 과정이 되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2016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했던 직업의 미래에서는, 향후 5년간 주요 13개국(한국은 포함 안 됨)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걸프협력회의 등 2지역에서만 2020년까지 일자리 700만개가 사라지고, 200만개 정도가 새로 생겨 결국 500만개의 일자리 손실을 볼 것이란 예견을 한 적이 있다. 그리 멀 것도 없는 5년 내의 변화다. 그들은 인간의 적응력을 무시한 것일까?

 

이미 IT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장은 열었는데 이전 시대와 비교해서 일자리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은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다. ‘인간은 어떻게든 적응할 것이다라는 낙관론만으로 넘어가기엔 지금,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시대는 너무 개인들에게 힘든 시간이 될 것이다.

왜 새로운 시대가 열렸는데 인간의 적응은 이리도 더딘 것일까?

 

첫 번째는 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이 정도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을 인간은 살아본 적이 없다. 모든 것이 처음인 시대, 시행착오조차 저지르고 보완하기 힘든 세상이다

 

두 번째는 인간은 일반적으로 고령화될수록 고착화된 마인드를 갖기 쉽다는 사실이다.

세상이 바뀌어도 적응할 수 있는 부류가 있겠지만 현재의 인구구조로 보면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란 것이 명백하다.

 

 

 

인류 전체로는 어떤 식으로든 적응은 할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뒷받침 (예컨대 과세나 인명살상 등 특정분야 개발에 대한 규제의 방식)없이 개인의 적응력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대단히 위험스런 발상으로 보인다.

더구나 기계화의 최대 맹점인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 역시 노동 시장을 점점 더 왜곡시킬 것이 명백하다. 이제는 조금씩 합의된 제도적 수정안을 고민해야 할 때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름조차 생소한 새로운 병을 앓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자주 듣게 될 이 병의 이름은 바로 '기술적 실업'이다. 이 병은 인간이 노동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는 것보다 노동을 절약하는 방법을 더 빠른 속도로 찾아내고 있기 때문에 생긴다"_존 메이너드 케인스_1923년 화폐개혁론 중에서

 

케인즈 시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지금의 흐름 속에서, 그냥 생길 것이다’, ‘어떻게든 적응할 것이다는 너무 낭만적이다. 직업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러한 발전의 흐름에 희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역량만으로는 이 발전의 속도를 이겨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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